수요일 오전 10시 41분이었습니다.
사무실 문에 노크 소리가 났습니다.
전화 없이 직접 오신 분은 흔치 않습니다.
문을 열었더니 흰 머리의 어르신 한 분이 서 계셨습니다.
"여기가 무빈소장례 하는 데 맞죠?"라고 물으셨습니다.
자식들한테 부탁하기 싫어서요
어르신은 76세이셨고, 대구 수성구에 혼자 사신다고 하셨습니다.
자녀는 아들 둘, 큰아들은 서울, 작은아들은 대구에 있다고 하셨습니다.
"자식들이 바쁜데 이런 걸로 귀찮게 하기 싫어서요."
"제가 직접 알아보면 나중에 걔네가 편할 것 같아서요."
의자에 앉으시자마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먼저 커피를 한 잔 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이런 데 오기가 쉽지 않았는데, 막상 오니까 별거 아니네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건강은 크게 나쁘지 않으시다고 했습니다.
다만 작년에 지인 한 분 장례에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많아지셨다고 했습니다.
"그분이 미리 준비를 해두셨더라고. 가족들이 많이 편했다고 하더라고요."
한 시간의 대화
저는 무빈소장례 130만원과 스몰장례식 180만원을 설명드렸습니다.
어르신은 꼼꼼히 들으셨고, 중간에 두어 번 메모도 하셨습니다.
"빈소를 안 차리면 조문 오시는 분들이 섭섭하지 않을까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요즘은 가족장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고, 주변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십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잠시 생각하시다가 "나는 원래 조용한 걸 좋아하니까요"라고 하셨습니다.
화장 후 처리 방법도 여쭤보셨습니다.
납골당, 자연장, 수목장 세 가지를 간단히 설명드렸습니다.
"그건 자식들이 결정하면 되겠네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내가 해두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어르신은 아들들에게 이 사무실에 다녀왔다는 걸 알릴 건지 물어봤더니 잠깐 웃으셨습니다.
"나중에 알아서 알겠죠. 지금 말하면 또 난리 날 것 같아서요."
부모가 자신의 장례를 미리 알아본다는 걸 자녀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걸 아셨습니다.
그래서 혼자 오신 것이었습니다.
자녀가 나중에 흔들리지 않도록 직접 결정해두고 싶으신 것이었습니다.
사전 계약서에 직접 서명하시며
어르신은 그 자리에서 사전 계약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계약서를 꺼내드렸습니다.
어르신은 안경을 꺼내 쓰시고 천천히 읽어보셨습니다.
"여기 추가 비용 없다고 나와 있네요"라고 확인하셨습니다.
"네, 130만원 이외에 추가 청구는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서명란에 이름을 쓰시면서 한 마디 하셨습니다.
"이거 쓰고 나서 오래 살면 어떻게 되나요?"
저는 "그럼 저희가 손해죠, 오래 사셔야죠"라고 답했습니다.
어르신이 한 번 웃으셨습니다.
그 웃음이 이 일을 계속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살아계실 때 스스로 준비하는 것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나서 저는 잠깐 창밖을 봤습니다.
살아계실 때 직접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러 오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용기가 필요하고, 자식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르신은 세 가지 모두 가지고 계셨습니다.
사전 계약 후 임종 시까지 기간 제한은 없습니다.
계약금도 없으며 임종 후 진행 시에만 비용이 발생합니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으신 분, 직접 결정해두고 싶으신 분이라면 언제든 전화 주세요.
사무실 방문 상담도 가능합니다.
1533-6544, 주식회사 이앤씨컴퍼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