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늦게 발인 다음 날 후기를 정리하다 잠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다시 그 일지를 꺼내 읽으며 몇 줄 더 적어 봅니다.
지난 금요일, 발인을 모신 한 가족과 대구 화장장 대기실에서 함께 보낸 두 시간의 기록입니다.
여름 한낮의 대기실은 창밖에서 매미 소리가 얕게 들려오는 정적의 공간입니다.
그 두 시간이 오래 마음에 남아 오늘 이 글로 남겨둡니다.
08:47 — 대구 화장장 도착과 접수 창구
지난 금요일 아침 8시 47분, 대구 화장장 주차장에 저희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무빈소장례 130만원 패키지로 진행 중인 가족의 마지막 절차였습니다.
70대 아버님을 여읜 3남매 가족이셨습니다.
큰따님, 둘째 아드님, 막내 아드님, 그리고 손주 세 명까지 총 여섯 분이 함께 오셨습니다.
손주들 중 막내는 이제 다섯 살, 큰손녀는 열두 살이었습니다.
저는 3남매 세 분과 함께 접수 창구로 향했습니다.
접수 서류를 확인하고, 화장 순번을 안내받았습니다.
그날 오전 세 번째 순번, 예상 시작 시각은 9시 30분이었습니다.
큰따님이 아버님 영정 사진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들고 대기실로 향하셨습니다.
저는 뒤에서 반 걸음 떨어져 함께 걸었습니다.
09:04 대기실 착석. 저희 3남매 가족과 다른 한 가족까지 두 팀이 함께 대기실에 앉으셨습니다. 대기실 창은 남향으로 크게 나 있었고, 그 너머로 여름 나무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09:38 — 첫 대기 30분, 창밖 매미 소리가 얕게 들리던 시간
아침 9시 38분, 첫 화장이 예정보다 8분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대기실 안에는 저희 가족을 포함해 두 가족이 함께 앉아 계셨습니다.
대기실은 조용한 편이었지만, 완전한 침묵은 아니었습니다.
어린 손주들이 발을 흔들거리는 소리, 어른들이 티슈를 꺼내는 소리, 창밖 매미 소리가 있었습니다.
큰따님이 손녀 어깨를 조용히 감싸 안으셨습니다.
둘째 아드님이 저희 자리로 와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계실지 자꾸 생각이 나요."
저는 "지금은 아버님이 가장 편안하실 때예요"라고 답해드렸습니다.
아드님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저희가 대신 더 무거워지네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무게가 유족의 몫이라는 걸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10:12 대기실 밖으로 잠시 나가신 막내 아드님이 자판기에서 캔커피 다섯 개를 사 오셨습니다. 저에게도 한 캔 건네주셨고, "덕분에 오전이 무겁지만은 않아요"라고 짧게 말씀하셨습니다.
10:22 — 열두 살 손녀가 종이에 그린 그림 한 장
오전 10시 22분, 큰손녀가 조용히 자리를 벗어나 창가로 갔습니다.
가방에서 종이 한 장과 색연필 통을 꺼내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자리에 앉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20분 정도 지난 뒤 손녀가 저에게 다가와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종이에는 할아버지와 손녀 두 명이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림 밑에는 "할아버지 잘 가세요"라고 큰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큰따님이 손녀에게 다가와 그림을 함께 보시더니 조용히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이거 할아버지 유골함에 같이 넣어드리자"고 손녀가 말했습니다.
저는 종이가 유골함에 함께 담길 수 있는지 화장장 직원께 여쭙고 확인해 드렸습니다.
손녀가 접은 그림 한 장이 유골함 옆에 함께 안치되었습니다.
10:51 손녀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습니다. 큰따님이 손녀 손을 잠깐 잡으셨고, 손녀는 "할아버지 이제 편안하실 거야"라고 어른들에게 말했습니다. 그 한 마디에 대기실이 잠시 조용해졌습니다.
11:14 — 유골 인수, 세 번째 이별의 순간
오전 11시 14분, 유골 인수 안내를 받았습니다.
3남매와 저까지 네 사람이 함께 인수 창구로 이동했습니다.
손주들과 나머지 가족분들은 대기실에 남아 계셨습니다.
창구 앞에서 큰따님이 유골함을 두 손으로 받으셨습니다.
순간 대기실이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유골함을 받는 순간이 유족에게는 세 번째 이별입니다.
첫 번째는 임종 순간, 두 번째는 발인 순간, 세 번째가 바로 이 유골함을 받는 순간입니다.
큰따님이 유골함을 잠시 가슴에 안으시고 아버님께 짧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 집으로 모시고 갈게요."
둘째 아드님이 옆에서 큰따님 어깨를 부드럽게 받쳐 주셨습니다.
11:28 대기실을 빠져나오는 길, 창밖에서 여전히 매미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희 차량에 유골함을 모시고 아버님을 자택으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두 시간 반의 오전이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여름 오전 두 시간을 정리하며
여름 한낮의 화장장을 함께 지킨 두 시간이었습니다.
접수부터 유골 인수까지 두 시간 반, 저희가 하는 일은 그저 옆에 있는 일입니다.
손녀가 그린 그림 한 장이 그날 아침 대기실을 오래 남게 만들었습니다.
아이의 짧은 문장이 어른의 오랜 말보다 더 담담하게 아버님을 배웅했습니다.
화장장 대기실은 어떤 언어보다 그림과 침묵이 더 어울리는 자리입니다.
혹시 발인부터 화장까지의 절차가 궁금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1533-6544로 전화 주시면 됩니다.
화장장 접수·대기·유골 인수까지 저희 담당자가 가족분과 함께 이동해 드립니다.
유족께서 절차를 몰라 당황하지 않으시도록 곁에서 안내해 드리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
주식회사 이앤씨컴퍼니, 무빈소장례 130만원·스몰장례식 180만원, 단일 패키지에 추가 비용은 없습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