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빈소장례
장례지도사 사무실 일지 - 한 가족과 함께한 사흘
실제 사례 10분 읽기2026-06-25

장례지도사 사무실 일지 - 한 가족과 함께한 사흘

78세 부친을 폐암 말기로 보내신 한 가족과 사흘 동안 함께했습니다. 1일차 11:08 호스피스 임종, 1일차 17:55 무빈소장례 결정, 2일차 14:20 가족 면회, 3일차 06:32 발인 — 한 가족의 마지막 사흘을 시간 순으로 옆에서 적어 두었습니다.

이번 글은 한 가족만 따라간 사흘의 기록입니다.
78세 아버님을 보내드린 가족분의 동의를 받고, 이름과 세부 사항을 바꾸어 적었습니다.
호스피스에서 임종, 무빈소장례, 화장장까지의 사흘 동안 저는 가족분 옆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장례 한 건이 보통 사흘에 걸쳐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시간 순으로 적어 두었으니 천천히 함께 따라가 주시기 바랍니다.

호스피스 복도의 햇살이 든 창가

1일차 11:08 — 호스피스 임종 직후

1일차 오전 11시 8분, 어머님께서 거셨습니다.
75세 사모님이셨고, 호스피스 1주일 입원 끝에 아버님을 보내셨습니다.
"아빠가… 지금 막 가셨어요. 우리 아이들도 옆에 다 있어요."
임종을 가족이 함께 지킨 경우는 첫 한 시간이 비교적 차분합니다.
작별 인사를 미리 나누신 가족분들이 많거든요.

저는 어머님께 "지금은 시간 충분히 보내세요. 한 시간 정도 옆에 계셔도 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호스피스는 일반 병원과 달리 작별 시간을 충분히 주는 곳입니다.
12시 15분쯤 저희 차량이 도착했고, 어머님께서 직접 차에 함께 타셨습니다.
안치실까지 차로 22분 거리 - 어머님이 아버님 손을 계속 잡고 계셨습니다.
12시 47분에 안치실 도착, 입회 등록을 마쳤습니다.

오후 1시 30분, 어머님과 자녀 두 분이 잠시 식사 자리로 가셨습니다. "사흘 동안 잘 부탁드려요"라는 한 마디만 남기셨습니다.

1일차 17:55 — 가족 회의, 무빈소장례로 결정

1일차 오후 5시 55분, 사무실에서 가족 회의를 했습니다.
아드님(50대 초반), 따님(40대 후반), 어머님 세 분이 함께 앉으셨습니다.
식탁 위에 따뜻한 보리차 한 주전자를 올려드렸습니다.
"아빠가 평소에 빈소 같은 거 안 차렸으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라고 따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아드님도 같은 생각이셨고, 어머님이 마지막으로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가족 회의가 열린 따뜻한 상담실 식탁

무빈소장례 130만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문객은 받지 않고, 가족분과 가까운 친척 다섯 분 정도가 함께 모이는 형태였습니다.
입관식은 2일차 새벽으로, 발인은 3일차 오전 6시 30분으로 잡았습니다.
수의는 아버님이 평소 자주 입으셨던 정장으로 정했습니다 - 사모님이 직접 가져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영정 사진은 작년 가족 여행 때 찍은 환하게 웃는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19:08 회의 종료. 어머님이 "오늘 밤은 우리 집에서 가족끼리 자고 싶다"고 하셔서 모두 댁으로 가셨습니다. 안치실은 저희가 야간에도 지키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일차 14:20 — 가족 면회, 손주들의 작별

2일차 오후 2시 20분, 가족 면회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손주들까지 다 모이셨습니다.
중학생 손주 두 명과 초등학생 손녀 한 명, 처음 안치실에 들어오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저는 들어오시기 전에 아이들에게 짧게 설명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평소처럼 잠드신 모습으로 계세요. 천천히 보세요"라고 했습니다.

중학생 큰 손주가 가장 먼저 들어가셨습니다.
한참 가만히 서 계시다가 "할아버지, 저 1등 했어요. 보고 가세요"라고 작게 말씀하셨습니다.
할아버지 손에 시험지 한 장을 살짝 올려두셨습니다.
초등학생 손녀는 가져온 꽃다발을 영정 옆에 두고는, "할아버지 잘 자요"라고 인사하셨습니다.
어머님이 옆에서 조용히 눈물을 닦으셨습니다.

안치실 영정 옆에 놓인 작은 꽃다발

15:48 면회 종료. 손주들이 "할아버지 잘 다녀와요"라고 돌아가며 인사했습니다. 시험지는 그대로 두기로 했고, 입관 때 함께 넣어드렸습니다.

3일차 06:32 — 발인 출발, 화장장까지

3일차 새벽 6시 32분, 발인이었습니다.
어머님, 아드님 부부, 따님 부부, 손주 세 명, 가까운 친척 두 분 - 모두 열 분이 모이셨습니다.
저희 운구 차량 한 대와 가족분 차량 두 대로 이동했습니다.
화장장까지 27분 거리, 차 안은 조용했습니다.
어머님이 영정 사진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계셨습니다.

새벽 산길로 향하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오전 7시 14분 화장장 도착, 8시 정각 첫 화로에 모셨습니다.
화장이 진행되는 약 90분 동안 가족분들이 대기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어머님이 처음으로 평온한 표정으로 자녀들과 옛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우리 아빠가 처음 데이트 때 안 닦은 구두 신고 와서 내가 한참 놀렸지"라고 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자녀분들도 따라 웃으셨고, 손주들도 처음 듣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셨습니다.

9시 38분 화장 종료, 유골을 가족묘에 안치했습니다.
가족묘는 어머님 친정 동네 근처 산기슭에 있었습니다.
어머님이 "여기 자리 좋네, 우리 옆자리는 내가 와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드님이 잠시 말없이 어머님 어깨를 안아드렸습니다.
10시 11분 모든 절차가 끝났고, 가족분들이 함께 식사하러 가셨습니다.

오전 11시 14분 사무실 도착, 책상 위에 어제 일찍 받은 박카스 한 박스가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사흘 동안 함께한 한 가족과의 동행이 끝났습니다.

사흘을 정리하며

가족분과의 시간이 끝나면 항상 묘한 감정이 듭니다.
사흘 동안 한 가족의 가장 무거운 시간을 옆에서 함께 보냈고,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어머님은 오늘부터 혼자 주무시게 되었고, 자녀분들은 출근을 다시 하시게 됩니다.
장례는 끝이지만, 가족분들의 그리움은 49재까지, 1년 추모까지 계속됩니다.
저희는 그 길의 첫 사흘만 함께한 사람입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1533-6544로 언제든 전화 주시면 됩니다.
호스피스 임종이든 자택 임종이든, 사흘 내내 옆에서 안내해 드립니다.
주식회사 이앤씨컴퍼니, 무빈소장례 130만원·스몰장례식 180만원, 단일 패키지에 추가 비용은 없습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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